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구시렁#543 [동지] 본문
사는 일은 눈 많은 겨울처럼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머물기에는 시리고 추우며 아련한 통증까지 안긴다.
그 한철을 용케 버티는 데 가장 넉넉한 것은 타인의 호의가 아닌
자기 주머니에 자기 손을 넣는 일이다.
끙, 소리 한마디 없이
웅크린 채 눈을 맞는 훌륭한 개가 그러하듯,
산목숨들이 지상에 예비해 놓아야 하는 거처는 자기 체온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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