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다시 읽는 <광장> 서문 본문
"어떤 경로로 광장에 이르렀건 그 경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그 길을 얼마나 열심히 보고 얼마나 열심히 사랑했느냐에 있다.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그럴 때 광장에 폭동의 피가 흐르고 밀실에서 광란의 부르짖음이 새어나온다.
우리는 분수가 터지고 밝은 햇빛 아래 뭇 꽃이 피고 영웅과 신들의 동상으로 치장이 된 광장에서
바다처럼 우람한 합창에 한몫 끼기를 원하며 그와 똑같은 진실로 개인의 일기장과 저녁에 벗어놓은 채
새벽에 잊고 간 애인의 장갑이 얹힌 침대에 걸터앉아서 광장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원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인 1961년에 작가가 한 고민과 사색은 많든 적든 2020년을 맞는 내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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