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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돈에도 기립 박수를! 본문

잡담 or 한담

돈에도 기립 박수를!

레니에 2020. 2. 12. 22:36

 

CJ 이미경 부회장의 수상 소감에 대해 말이 많네. 

 

언젠가 봉 감독이 말했어. 

결혼하고 생활이 곤란할 때는 대학 동기가 쌀을 가져다줘서 살았대. 

한때는 너무 힘들어서 자살까지 생각했다더군.

 

그런 그를 누가 구했을까, 예술? 아니 그에게 투자한 투자가와 자본이었일 거야.


재능만으론 안 돼.
예술가가 밥벌이에 매달리지 않아야 더 좋은 작품이 나와.
먹고 살 길이 보이지 않아서, 오로지 먹고사는 데에만 함몰되면 사람도, 상상력도, 작품의 풍요성도 위축돼.


고흐나 이중섭은 가난해도 예술혼을 꽃피웠지 않냐고?
그래서 그들은 일찍 죽었지. 가난해서.

예술이 자본을 이끄는 게 아니라 자본이 예술을 견인해.
돈이 봉 감독에게 창작 동기를 부여하고 그의 예술성을 현실에서 구체화하듯, 잉여 자본이 문화를 만드는 거야.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을 꾸준히 제기하지만, 
만약 20여 년 전에 CJ라는 재벌이 CGV강변을 개관하며 멀티플렉스 사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국내 극장 시설 수준은 몹시 더디게 개선됐을거야. 

서울극장이나 단성사 같은 일부 극장주들이 고만고만한 시설로 인기 영화를 독점상영하며 영화판을 쥐락펴락했겠지. 
우리는 불편하기 짝이 없던 그런 단관 영화관에 길게 줄을 서며 그저 그런 영화나 봤을 테고. 

 

돈이 제작하고, 돈의 영향력으로 캠페인 해서 영향력을 만들어 돈을 벌고 상을 가져오는 세상이야.

물론 이번처럼 시대 변화 요구 같은 운도 따라야 하고.

 

그러니 우리는 봉 감독 개인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돈에 대해서, 돈을 가진 이들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박수 보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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