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눈이 내리네 본문
차들이 폭설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고,
나보다 재빨리 현명한 친구는 엉금엉금 기어 새벽 두 시에 겨우 귀가했다는데
나는 나사 하나 빠진 놈처럼 입 헤 벌리고 눈구경을 하였다.
그 언젠가 한 부스스한 사랑이 생각나서가 아니고,
이 세상에서 사랑만으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걸 몰라서도 아니고,
그냥, 함박눈 오는 날엔 원하는 순간에 적시타 터지듯 "눈이 나리네"라며 읊조리는 타이밍이 좋아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첫 발자국 새기는 이 노래 듣는 멋 있어야 겨울이다 싶어서.
벚꽃 흩날리는 날 봄볕 오래 쐬듯 함박눈 맞았다.
잔사설 그만두고 눈 수북이 쌓인 밤길을 걸었다, 보드득 보드득 보드득.
'잡담 or 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머니즘 (0) | 2021.03.14 |
---|---|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0) | 2021.03.05 |
달변가 이낙연 씨의 언어도단 (0) | 2021.01.04 |
새해 소망은 (0) | 2020.12.31 |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0) | 2020.12.29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