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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or 한담

비행기가 랜딩기어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레니에 2022. 8. 29. 08:03

어제 날씨는 무 쪼가리 볕에 내놓아 보독하게 말리고,

마당에 빨랫줄 있다면 옷가지 널기 딱 좋았다.


새벽부터 비가 온다.
쏴아 하고 쏟아져 들어오는 여름 빗소리와는 다르게 후드득후드득, 
응석 부리는 딸아이 달래는 손길처럼 도닥도닥 다정하게 새벽을 두드린다.

토스터로 빵 데우고,
네스프레소 에스프레소 투 샷 내리고 음악 올린다.
 
7월이 8월 되고 8월이 어느새 가을로 들어서는 문턱에 서 있다.

세월 참 쉽게 간다.

세월은 잰걸음으로 저만치 앞서 가는데 마음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여름과 가을 사이, 그 막간에 드러나는 삶의 표면과 속살들이

손톱 박힌 주변에 일어나는 손거스러미처럼 신경 쓰이는 이즈음, 

나는 화장실 다니기 수월한 통로 쪽이 아닌 창가 좌석에 앉아

일정표 골똘히 확인하듯 창밖 아래를 굽어보고

비행기는 마침내 랜딩기어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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