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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호날두는 메시가 우승컵을 품에 안고 키스할 때 애인을 빼앗긴 양 원통했을까? 본문

잡담 or 한담

호날두는 메시가 우승컵을 품에 안고 키스할 때 애인을 빼앗긴 양 원통했을까?

레니에 2022. 12. 25. 07:37

#1
[예상 대로 실력의 벽은 높고]

전 세계 육지의 약 20%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대륙과 아랍어 문화권,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인 이슬람의 무슬림이
아마도 한데 뭉쳐 그들을 응원했을 텐데
모로코는 프랑스에 졌다.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있고,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된다"라는 속담 역시 세상사는 돌고 돈다 말하지만,
세상만사 대개 그러하듯 축구도 실력이 더 나은 팀이 승리한다.
'운'이나 '투혼' 등의 약발은 벼락치기 공부 효과에 그친다.

국가대표팀 경기에만 반짝 관심을 쏟는 한국은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여전히 로또 같은 요행만을 바라는 것 같다.

골 못 넣는다며 손흥민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차 버리던 세상 인심도 씁쓸하고.




#2
[호각지세]

스페인어권에서는 '끄락(crac)'이란 축구 용어를 사용한다.
영어 'crack'에서 비롯한 단어인데,
출중한 개인 기량으로 경기 흐름을 한 방에 뒤집는 선수를 가리킨다.

메시와 음바페가 희비가 엇갈릴 결승전에서 만난다.





#3
[진전]

여성 심판이 월드컵 역사 92년 만에 경기 주심을 맡았다.
그 경기는 부심과 대기심 전원 여성으로 구성되었다.

여성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역사가 슬그머니 한 걸음 더 나아갔다.




#4
[파울]

한국 미디어는 축구를 다룰 때 군사용어를 즐겨 쓴다.

태극전사, 16강전, 결전, 전략, 전술, 역습, 침투,
중원, 공격, 수비, 천적, 숙적, 앙숙, 격파, 무적함대, 군단, 대포알슛,
수비진 교란 등 전쟁 용어가 유독 많다.

상대 골문을 향해 날리는 슛은 적에게 총이나 대포를 쏘는 행위와 유사해서,
그 용어가 내포한 격렬한 감정과 열광이 자칫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자극하여
극렬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로 흐를까 질색하거나 경계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축구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자주 언급하는 용어는 '파울'과 '패스'이다.

축구는 공 하나를 놓고 상대 진영 허물어뜨리기에 골몰하는 매우 단순한 게임이지만,
그 놀이에도 규칙을 엄격히 존수하는 최소한의 지성과 감정의 절제가 필요하다.
공격자이건, 수비자이건
반칙은 누구의 눈으로 봤을 때도 반칙이어야 한다.

심판의 공정하고 단호한 파울 선언이 전쟁과 스포츠 축제를 구별하는데,
온갖 일이 벌어지는 그라운드에서
심판이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경기장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된다.



#5
[그들의 이불킥]

호날두는 메시가 우승컵을 품에 안고 키스할 때
잘난 놈에게 애인을 빼앗긴 양 원통했을까?

여름에서 겨울로 개최시기 변경, 이주노동자 문제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시국가와 다름없는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7년부터 카타르 고립작전을 주도한 UAE의 MBZ(모하메드 빈 자예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MBS(모하메드 빈 살만)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배가 아팠을까?

세상 무서울 것 없고, 세상 다 가진 듯한 그들도
자려고 누웠다가 불현듯 어떤 일이 떠올라 이불을 걷어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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