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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초승달에 절하다
배신월(拜新月) 초승달에 절하다 이단(李端) 開簾見新月 卽便下階拜 개렴견신월 즉편하계배 細語人不聞 北風吹裙帶 세어인불문 북풍취군대 발을 걷어 초승달 보자마자 계단을 내려가 절하였습니다. 나지막한 말은 들을 이 없고, 북풍만이 치마끈을 날리었습니다. 초승달은 낮에 떠서 일찍 진다. 그 달이 아주 넘어가기 전에 여인은 아무도 모르는 틈에 커튼 같은 발을 걷고 나선다. 각자의 사연 일일이 말하자면 길 터인데 시는 짧다. 묵언 수행하듯 눈과 귀만 열어두는데, 서늘한 바람만이 여인의 꼭꼭 동여맨 속내를 슬며시 들춘다. 나는 한 생애가 저 여인의 외출 같다 여긴다.
잡담 or 한담
2023. 5. 15.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