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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옥의 티
오징어채 안주 삼아 칭따오 무알콜 맥주 마시며 "원소의 왕국"을 읽는다. 책 표지에 구멍이 뚫려있다. 세상을 이루는 핵심 요소인 원소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 같다. 내가 사는 세계의 내부도 서로 부딪치고 달라붙어 알갱이를 이룬다. 그러다 분리, 붕괴한다. 한낱 물질에 불과한 나의 몸과 사람이 쌓은 업적은 마침내 흔적도 없이 흩어질 것이다. ↓애피타이저 같은 머리말을 맛보려 첫 숟갈을 뜨는데 그만 돌을 씹은 듯하다. "원소의 왕국의 안내서." 역자가 굳이, 혹은 무심코 곁들인 "의"에 그만 탈이 났다. 글을 다루는 전문가조차 조사 "의"를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남용한다. 원소의 왕국 안내서. 별 의미 없는 "의"는 덧붙이지 않는 게 낫다. 그 다음 문장도 어딘가 이상하다. "나는 서머셋 몸의 「진노의 그릇」..
잡담 or 한담
2023. 5. 21.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