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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마른 꽃 - 박완서
"지금 조박사를 좋아하는 마음에는 그게 없었다. 연애 감정은 젊었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데 정욕이 비어 있었다. 정서로 충족되는 연애는 겉멋에 불과했다. 나는 그와 그럴듯한 겉멋을 부려본 데 지나지 않았나보다. 정욕이 눈을 가리지 않으니까 너무도 빠안히 모든 것이 보였다." 1. 삶에는 마치 축 늘어난 뱃살이나 툭 불거지는 옆구리 살처럼 비공개로 닫아두는 부분이 있다. 남에게 들킬세라 쉬쉬하며 겉옷과 보정 속옷으로 단점과 허물을 깜쪽같이 감추지만, 잠시라도 방심하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군살과 튼 살들. 그런데 종종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 속살이 어쩌면 인간의, 인간적인 몸이라고 여겨진다. 2. 잘 차려입은 모습과 화장한 표정에 지나치게 익숙한 어느 날 실재의 모습을 대하면 굉장히 낯설다. 다 벗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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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6.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