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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역모 - 전병석
역모 / 전병석 내일이면 엄마는 퇴원한다 형제들이 모였다 엄마를 누가 모실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큰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요양원에 모시자 밀랍처럼 마음들이 녹는다 그렇게 모의하고 있을 때 병원에 있던 작은 형수 전화가 숨 넘어간다 어머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고 있다며...... 퇴원 후를 걱정하던 바로 그 밤 자식들 역모를 눈치챘을까 서둘러 당신은 하늘길 떠나셨다 전병석 시집 『그때는 당신이 계셨고 지금은 내가 있습니다』중 전문 시인은 어렵게 말하지 않는데 너무 빤한 우리 속내가 무참히 드러난다. 내 부끄러움도 시 속에서 또렷하다. 진실은 이렇듯 쉽게 표현될 수 있다. 사실, 자식을 키우는 자식들은 이미 구차한 변명을 여럿 마련해 놓았다. 우리는 우리가 낳은 자식 없이는 살 수 없어도 늙고 병든..
합의된 공감
2018. 8. 1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