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춘매 (1)
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토지> 춘매의 말
"봄아 봄아, 우찌 그리 더디 오노. 고봉준령 넘니라고, 허리 아파 쉬니라고 더디 오나. 산 밑에는 명춘화 산수유도 피었일기고 까치는 안짱걸음 걸음시로 고개 넘어 손(客) 온다고 까까 거릴 긴데 첩첩산중 이골짝은 우찌 이리도 적막강산인고." (…) 춘매는 봄이 더디 온다고 푸념하곤 했었다. 그러던 춘매도 이른 어느 봄날, 꽃바람에 할미 죽는다는 말을 뇌면서 세상을 떴는데 그것도 꽤 오래된 일이다. 어찌 됐든 차면 달 기울듯 올 것 오고 갈 것 간다. 으레 그런 줄 알면서도 봄을 기다린다. 님이든 독립이든, 저절로 즐거워지는 정말 그냥 봄이든 그러니까 봄에 투사하는 마음과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그 속도에 대한 감각도 상대적이다. 소설 에는 작가의 일본론을 비롯해서 귀 기울일 만한 사유..
합의된 공감
2018. 4. 23.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