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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다저녁에 부고를 받자마자 장례식장 다녀오는 길. 시속 110킬로미터로 달리는 차창밖 풍경이 꼭 시절인연처럼 지나간다. 살면서 제철 과일처럼 한창이던 사람 있었고, 또 사람 있었고, 또 사람 있었다. 그 사람들 지금 어떤 모습일까. 옛날 비포장 신작로나 허름한 골목길을 걷다가 빈깡통이 보이면 툭 걷어차던 심심한 심정으로 죽음을 슬쩍 엿보고 왔던 길 되짚어 돌아온다. 한 사람 떠난다고 외로울 사람 이 지구에 몇이나 있을까. 사람에게 너그러운 곳과 박한 곳은 저승일까 이승일까. 한 사람이 떠난 장소는 이전과 얼마큼 다를까. 죽었다 살아난 경우만 기적일까. 살다가 죽는 경우도 이승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불가사의한 기적이 아닐까. 늙고 병든 사람이 죽는 일은 사는 일보다 못할까, 더 나을까를 생각하며 달리는데 지난..
잡담 or 한담
2021. 10. 9. 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