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Comments
Link
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월화수목금토일은 쏜살같이 사라지고 본문
다저녁에 부고를 받자마자 장례식장 다녀오는 길.
시속 110킬로미터로 달리는 차창밖 풍경이 꼭 시절인연처럼 지나간다.
살면서 제철 과일처럼 한창이던 사람 있었고, 또 사람 있었고, 또 사람 있었다.
그 사람들 지금 어떤 모습일까.
옛날 비포장 신작로나 허름한 골목길을 걷다가 빈깡통이 보이면
툭 걷어차던 심심한 심정으로 죽음을 슬쩍 엿보고 왔던 길 되짚어 돌아온다.
한 사람 떠난다고 외로울 사람 이 지구에 몇이나 있을까.
사람에게 너그러운 곳과 박한 곳은 저승일까 이승일까.
한 사람이 떠난 장소는 이전과 얼마큼 다를까.
죽었다 살아난 경우만 기적일까.
살다가 죽는 경우도 이승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불가사의한 기적이 아닐까.
늙고 병든 사람이 죽는 일은 사는 일보다 못할까, 더 나을까를 생각하며 달리는데
지난 일이 다시 한번 지나가고,
사라져 가는 것들도 이정표처럼 서 있다 쏜살같이 사라진다.
나무 잎사귀 나풀거리다 땅 위에 떨어지듯 얌전히 세상을 뜬 사람은
아량 있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말 못하는 꽃과 동물에게도 친절했다.
그 사람 이름은 OOO.
하느님 부처님, 꼭 기억해주세요.
'잡담 or 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날이 눈에 선하게 밟힌다 (0) | 2022.03.10 |
---|---|
기이한 풍속 (0) | 2021.11.26 |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뛰고 (0) | 2021.06.29 |
생각만으로도 근사한 만남 (0) | 2021.05.19 |
몸살 (0) | 2021.05.11 |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