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진보와퇴보의가장자리에서서성이다 (1)
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밤낮없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하루가 멀다고 서로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거나, 눈을 까뒤집고 호통을 치다가 마침내 뺨따귀를 사정없이 올려붙이고 머리칼이나 멱살을 움켜잡고 싸운다. 그러다가 꺼억꺼억 운다. 맛을 돋우기 위해 짜고 맵고 쓰고 시고 단 양념으로 버무리고, 지나치다 싶게 차거나 뜨거운 국물 음식 같은 빤한 전개가 비릿하고 들척지근한 재료를 개운하게 하고 더부룩하던 속을 풀 때가 있지만, 소화기관 스트레스 등으로 거북하여 부러 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영화는 잠풍 같다. '오즈 야스지로'나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처럼 구성 규모가 작고 감정이 차근히 가라앉아 잠잠하다. 영화는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소도시 '콜럼버스'를 배경으로 삼아 자기..
합의된 공감
2022. 7. 22.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