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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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수(算數)

레니에 2022. 7. 23. 21:08

1.

[어떤 산수]

 

인심 써서 세전 연봉 3000만 원이라 치자.
그 저임금 노동자의 연봉이 불황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30% 삭감되었다면, 연봉은 3000-900=2100.

만약에 업황이 호전되어 연봉 2100 노동자로 전락한 그가 

임금 30% 인상 요구를 관철한다면, 2100+630= 2730.

수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빼고도 한 사람의 연봉은 3,000에서 2,730으로 10% 가까이 줄었다.

삭감과 인상 산식에 공통 적용한 숫자 30%.
그러나 손에 쥐는 결괏값은 판이하다.

 

 

지금은 2022년 7월 23일 오후 8시 31분이에요



2.

[이념병을 앓는 조선일보가 정신을 잃고 중얼거리는 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가 끝났다.
노조의 임금 30% 인상 요구는 고작 4.5% 선에서 합의됐다.

조선일보는 "임금 4.5% 더 받자고 8100억 원대 손실"이라고 떠들었다.

 

한쪽의 주장일 뿐인 그 추정액을 전부 인정하더라도

고작 4.5% 덜 주려 8,100억 대의 손실을 방치하고 미적댄 측도 책임에서 모면하기 어렵다.

단톡방에서 하청노동자를 '하퀴벌레'로 조롱하던 정규직과 경영진은 호황기에는 이익을 독점하고
불황기에는 공적자금으로 연명했다. 

20년 숙련 용접사가 야근 특근 밥먹듯이 몸빵을 해야 월 250에 힘겹게 턱걸이하며
부양가족을 먹여살리는 조선소의 다단계 하청구조와 

고강도 저임금 노동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공론화하려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3.

[뒤주]

 

살맛이 안 난 한 노동자가 사도세자가 숨진 뒤주 같은 철제 상자에 자신을 가두고 투쟁했다.
50일 후 그가 마주한 현실은 돈 몇 푼이라는 조롱과 체포영장, 손배소송이다.  

 

정작 기행과 비행을 일삼는 무리는 뒤주에 갇히기는커녕 제 세상처럼 함부로 날뛰는데,

시키는 대로 일하다 파업한다고 욕은 있는 대로 다 먹고,

몸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

 

지칠 대로 지쳐서 자존감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을 그 삶이 

감지덕지로 여기라며 던져준 4.5% 인상안으로 인심 사나운 흉년을 넘길 수 있을까.

본보기 삼아 가해질 가혹한 수사와 기소, 재판을 견뎌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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