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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구시렁#518 [1과 2와 9] 본문

구시렁

구시렁#518 [1과 2와 9]

레니에 2014. 12. 12. 09:59

 

 

 

 

1은 2진법 논리가 적용된 세상에서 절반의 규모를 차지하는 수다. 

 1을 1에 곱하면 1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1이 아닌 그 수 자신이 된다. 

 

1 다음으로 큰 자유수는 2다.

개별적 존재 1이 대립면을 경험할 때 만나게 되는 2는

첫 번째 소수이자 유일한 짝수다.

 

합성수 중에서 처음으로 모든 약수가 홀수뿐인 수는 9다.

 

9는 한 자리로 쓸 수 있는 가장 큰 수다.

10처럼 다른 것과 묶이지 않은 채 한 자리로 쓸 수 있는 마지막 수,

자신을 보존하고, 자신임을 승인하는 최후의 수다.

 

살아있는 것들이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빈방에 돌아와 홀로 눕는 일처럼

그만 저를 놓고 싶은 심사에도 불구하고

숫자 하나 더하듯 이유 하나 덧붙여 살고자 하는 지점.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열어두려는 경계.

9는 항상 서늘하다.

 

구시렁 ⓒ 박대홍

 

 

 

 

 

왼쪽 구석진 곳에 존재 '1'이 있다.

그 존재와 대립면으로 인접한 또 다른 존재에게서 짝수 '2'를 발견한다.

그리고 개별적 존재들을 하나씩 하나씩 더하니 그 합이 홀수 '9'.

 

마지막으로 숫자 '129'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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