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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아이가 쓴 동시(童詩)? 마음을 움직이는 동시(動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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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쓴 동시(童詩)? 마음을 움직이는 동시(動詩)

레니에 2023. 2. 14. 16:35

<별로 안 됐는데>

혜수가 이사를 간다.
만난 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사를 간다.
혜수 좋아하는 남자는
얼른 고백해야 한다.


윤수진 / 장곡초등학교 5학년 / 쉬는 시간 언제 오냐 / 휴먼어린이


 

 

몸집 작고
나이 적은
어린이가 쓴 아이 손바닥만 한 동시를 읽다 잠시 흐뭇하다.

아무렴,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은 때가 있지.
마음 주고받는 일도 월급이 통장에 들고나는 것처럼 제날짜 어김없어야지,
때를 놓치면 여기저기에 탈이 나.

 

영악한 어른들은 머리 씀씀이가 헤퍼서 그런지

있어 보이는 고급 문장, 남과 다르게 보일 형식에 집착하는데

아이들은 마음씀씀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시'는 생각과 글자를 모으고 깎아 낯선 형식을 만드는 것일 테지만,
이렇듯 미소와 뭉클한 감정을 문득 나타내거나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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