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초승달에 절하다 본문
배신월(拜新月)
초승달에 절하다
이단(李端)
開簾見新月 卽便下階拜
개렴견신월 즉편하계배
細語人不聞 北風吹裙帶
세어인불문 북풍취군대
발을 걷어 초승달 보자마자 계단을 내려가 절하였습니다.
나지막한 말은 들을 이 없고, 북풍만이 치마끈을 날리었습니다.
초승달은 낮에 떠서 일찍 진다.
그 달이 아주 넘어가기 전에
여인은 아무도 모르는 틈에 커튼 같은 발을 걷고 나선다.
각자의 사연 일일이 말하자면 길 터인데 시는 짧다.
묵언 수행하듯 눈과 귀만 열어두는데,
서늘한 바람만이 여인의 꼭꼭 동여맨 속내를 슬며시 들춘다.
나는 한 생애가 저 여인의 외출 같다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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