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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시 - 이정록 본문

합의된 공감

시 - 이정록

레니에 2017. 11. 28. 08:59


어머니학교10




시란 거 말이다

내가 볼 때, 그거

업은 애기 삼 년 찾기다.

업은 애기를 왜 삼 년이나 찾는지

아냐? 세 살은 돼야 엄마를 똑바로 찾거든.

농사도 삼 년은 부쳐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며

이 빠진 옥수수 잠꼬대 소리가 들리지.

시 깜냥이 어깨너머에 납작하니 숨어 있다가

어느 날 너를 엄마! 하고 부를 때까지

그냥 모르쇠하며 같이 사는 겨.

세쌍둥이 네쌍둥이 한꺼번에 둘러업고

젖 준 놈 또 주고 굶긴 놈 또 굶기지 말고.

시답잖았던 녀석이 엄마! 잇몸 내보이며

웃을 때까지.



이정록 시집 『어머니학교』중 <시> 전문. 








자고로 술이란 말이여

목넘김이 좋아야 써야.


입에서 쓴맛 신맛 단맛이 남시로

알싸하니 훑으면서 내려가야댜


사람들은 독한 술이 뒤끝도 없다는 디

그거 다 뭘 모르는 소리여

멋모르고 막 먹었다간 속쓰리고 골만 아퍼야


존 술은 마실 때도 깔끔한 것이

뒤끝도 개운한 디

한마디로 앞끝 뒤끝 다 없어야




시는 안 그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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