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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토지> 임이네 본문

합의된 공감

<토지> 임이네

레니에 2018. 4. 7. 21:59

 

 

 

임이네는 본시 죄의식이 엷은 여자다.

죄의식을 가지라는 것도 실상 어거지였고 칠성이의 죄명 탓으로 모든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만 것을 

그는 날벼락으로 생각했고 재앙이라 생각했으며 부부로서의 정신적인 유대를 갖지 못한 만큼 고난과 슬픔과

또한 기쁨까지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비춰주는 대로의 반응일 뿐이었다.

 

고마운 척, 눈물겨운 척할 수 있는 교활한 지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넘쳐흐르는 생명력, 조금만 땅이 걸고 짓밟지만 않으면 무섭게 자라나는 잡풀 같은 생명력은 교활한

지혜를 위해 여유를 주지 않았다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마을 사람들 눈에 그가 거들먹거리는 것같이 보였다는 것은 윤씨부인이 도와준다거나 먹고 입는 것이 자기네들과 같아졌다는 

시샘 때문에 그렇기도 하려니와 그 무성한 생명력에 압도당한 것 같은 느낌에서 더욱 그렇게 보여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이 아낙들은 옛날로 돌아간 그 미모에 약이 올랐을 것이다.

이제 임이네한테서는 찌든 궁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놀랄 만한 회복이었다.

 

 

<토지 1부 3권 중에서. 마로니에북스>

 

 

 

 

 

 

 

 

임이네는 모든 면이 천박하고 몰상식하고 탐욕스러운 여자다.

그녀는 인간만이 낼 수 있는 상스러운 소리와 

인간이 할 수 있는 파렴치한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른다.

 

끝내 염치를 모르는 임이네는 지고지순한 월선이와 대비된다.

 

 

그런데, 작가가 언급한 임이네의 무지막지한 생명력과 회복력은 어딘가 낯익다.

줄곧 굴욕과 모욕을 참아내며 무언가에 집착하는 모습, 그것은 서희에게서도 발견된다.

 

두 사람은 신분과 처신에서 확연히 달랐지만

집요하고 교활하고 총명하게 목적을 욕망하는 태도는 매우 닮았다.

서희와 임이네는 오로지 자기 것을 빼앗겼다고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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