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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토지> 공노인과 영산댁의 대화 본문

합의된 공감

<토지> 공노인과 영산댁의 대화

레니에 2018. 4. 5. 20:59




"노인은 어디서 오는 길이라?"


"어디랄 것 있소, 조선 팔도 뜬구름같이 다니니."


"객지바람을 많이 쏘였으면 아는 것도 많겄소이."


"아는 게 뭐 있겠소 그저 인심을 알 뿐이지."


"그란께로, 인심을 안다면 아는 거 아닌게라우? 그래 워디가 젤 인심이 좋습디여?"


"젤 좋은 곳이 어디 있겠소. 오뉴월 햇볕에 갈아버린 마음들이지.

축축하니 물기들이 있어야 인심도 좋아지는 거 아니겠소?"



<토지 2부 4권 중>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자기 감각만을 느낄 뿐이다.


살을 맞대고 최대한 가까이 타인을 안아도

실제 느끼는 건 타인의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다.

행과 불행은 그 감정만으로 결정된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타인과의 접촉은 행복이자 고통이다.


세계는 아무도 없는 방, 그 안이 아니므로

어디를 가든 누구와 있든

인심이 없다면 사람 있는 곳 마땅찮다.



<토지>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담은 대화가 많다.


발췌한 대화는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 체험에 불과하지만

소설 속에는 무의미하지 않은 대화들이 여기저기 발에 차일 만큼 굴러다닌다.


오늘 봄비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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