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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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공감

<토지> 송관수의 유서

레니에 2018. 4. 24. 18:59

 

 

 

 

 

<토지 5부 1권 중>

 

 

 

 

 

 

 

 

송관수는 치열하게 살다 갔다.

신분제에 정면으로 저항하며 인간의 존엄을 외쳤다.

그는 형평사운동, 노동자파업, 독립운동에 관여하며 세상의 모멸로부터 그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 했다.

 

관수는 농민이었지만 백정의 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백정이란 굴레를 뒤집어썼다.

그 굴레가 대를 이어 아들에게까지 이어지자

깊은 좌절과 자기 비하에 빠진다.

 

하고많은 것중에 천대와 차별만을 자식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밖에 없는

 부모의 한이란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송관수의 저항의식은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을 함께 했던 양반들이나 여느 사람과는 달랐다.

그는 왕의 편도, 민족의 편도 아니었다.

대접받지 못하는 인간의 편에 서서 그는 강쇠와 함께 싸웠다.

 

관수는 가슴에 못박힌 장남 영광과의 재회를 앞두고 만주에서 콜레라로 죽는다.

 

한편으론 처가의 유산인 백정의 신분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고

또 한편으론 장돌뱅이 아비처럼 떠돌이 신세가 돼버린 안타까운 운명이 

자신과는 다르게 마음이 여려 어떤 저항조차 못 하는 아내를 보호해줄 것을 당부한다.

 

그토록 바라던 신분해방과 조국해방, 

그 어느 것도 맞이하지 못한 그가 죽어 섬진강에 뿌려진다.

봉순이 살아 몸을 던졌던 그 강에.

 

 

역사와 삶의 저변에는 얼마나 많은 헛수고가 스며있는가.

그저 강은 또 인간의 것을 모조리 받아들이며 담담히 흐르고

작가는 섬진강에 단 두 사람만을 묻는다.

 

삶의 얄궂음일까.

유유히 흐르는 그 강에서 봉순의 딸 양현이 꽃을 던지고

 관수의 아들 영광이 갈피를 헤아리다 우연히 만난다. 

 

여기저기서 거부당해 갈 곳 없던 그들의 어미와 아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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