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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수상자가 들러리에 그친 이들의 눈물까지 독점하지 않는 시상식 본문

잡담 or 한담

수상자가 들러리에 그친 이들의 눈물까지 독점하지 않는 시상식

레니에 2021. 4. 27. 13:07

1.

윤여정 씨는 유머를 적절히 섞은 소감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그는 아마도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보상이자 인정이며 극적인 무대였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털털하게 웃었다.

그 짧은 순간 잘생긴 남자 브래드 피트에게 농담을 건네고 
자식들과 먹고살기 위해 이 악물고 산 세월을 쿨한 유머로 돌아보며, 
함께 후보에 오른 이들을 진심 어린 언어로 배려하는 모습은 
그녀가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배우에 그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2.

시상식은 언제나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노력한다지만 상은 극소수에게만 돌아간다.
수상자와 비수상자의 심리 상태와 간극은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수상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나머지는 애써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수상자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야 하는 들러리 역할에 머문다.

방송 카메라도 좀 고약한데 수상자와 후보에 그친 이들의 표정을 번갈아 가며 비춘다.
들러리에 그친 이들은 매우 아쉽고 서운할 순간에

자기 표정 관리로 품격을 증명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3.

상을 받은 기쁨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수상자로 호명되고 자기 노력이 마침내 인정 받는 벅찬 감동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는 윤여정 씨의 태도가 돋보였고 마음에 남았다.

경쟁에서 이겨 상을 받는 이가 들러리에 그친 이들의 눈물까지 독점하는 과잉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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