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한글 자모를 줄줄이 잇는 밤 본문
엄마가 늦은 밤 단톡방에 "ㄷ" 한 글자를 남기셨다.
실수였다.
얼마 후 카톡을 열어본 며느님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재치로 "ㄹ"을 남기고,
고3 조카도 공부하다 말고 슬며시 "ㅁ"을,
중딩 조카는 살포시 "ㅂ"을 달았다.
말하는 족족 배꼽 웃음을 피우는 재주를 가진 막내아들은 그들로부터 먼 데서 "ㅅ"을,
나는 뒤늦게 전화로 엄마 안부를 확인하고 "ㅇ"을 내밀었다.
날이 밝으면 또 엄마의 자식임을 낱낱이 드러내는 낱소리가 이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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