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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말복 지나 열흘이면 변심한 애인 같은 사늘한 가을을 만날 수 있지! 본문
1.
오늘 아침 기온 18도.
벌써 다 지난 일이지만,
소낙성 강수 잦은 여름이었다.
처음엔 여름 가뭄 씻는 그 빗소리 반가워 한밤중에도 깨어있었지.
얼음땡 하는 아이처럼 앉아
혼자 있는 시간이 위로가 되었어.
그 시간도 차츰 지나니 나머지 비는 골머리 앓는 홍수일 뿐이고,
한 해 농사 망치는 재난으로 바뀌더라.
비 오시길 기다리다
해갈 되면 비가 멈추길 기다리는 변덕은 여전히 오락가락.
아무 데도 가기 싫은 아침인데
날씨가 헤벌쭉 웃으며 지랄이네.
2.
어제 운동량이 지나쳤는지 팔다리가 뻐근하고 뼈마디 저리는데,
날씨가 저 모양이라 쉬고 싶은 몸 따로
나다니려는 생각 따로 마음이 어수선하다.
일단 오전에는 서재에서 소설 <하얼빈>을 읽으며 페이지 넘기듯 간간이 뒤척여야지.
김훈 씨의 글은 미문이지만 기름지지는 않지.
물기 걷어낸 선선한 날 읽기에 좋고,
비가 곧 쏟아질 듯이 하늘이 끄무레한 날에도 므흣 어울려.
3.
가을이 막 도착한 택배처럼 문 앞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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