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영화가 내게 주는 선물로는 단연 으뜸인 "헤어질 결심" 본문
"신작 <헤어질 결심>에 이르러 관객이 박찬욱식 멜로드라마를,
혹은 그 변태성을 전에 없이 화제로 삼아 즐거워하고 있다면
그건 이번 영화의 연인이 그나마 보편적으로 감정이입하기 용이한
인물들이라서 일 수도 있다(동시대 인간이고, 헤테로섹슈얼이고, 근친이나 적이 아니다).
혹은 마침내 연애가 영화의 중심 사건이자 플롯이 되어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피해 사랑을 표현하는 말과 몸짓의 총화다.
욕망의 문답은 취조와 심문의 언어를 빌려오고 정의, 진실, 예의 같은 다른 범주의 인간 행위가 끌려들어온다."
김혜리 기자 박찬욱 감독 인터뷰 부분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51883.html
박찬욱 감독을 만나다…헤어질 결심, ‘사랑’을 피해 사랑을 완성하다
[씨네21] 김혜리 기자의 스포일러 인터뷰불가피하다면 불가결하게
www.hani.co.kr
1.
저질 유언비어와 무책임한 보도 등에 뒤숭숭하였다.
광인이 증오와 폭력을 선동하고,
그를 추종하는 광대들과
진 모씨 등은 저열한 말로 사실과 거짓을 뒤섞었다.
뒤죽박죽 어지럽던 2022년에도
<헤어질 결심> 같은 품격 있는 영화는 홀로 두드러졌다.
2.
오늘밤에는 나이 지긋한 남자가 연출한,
"마침내 연애가 영화의 중심"인 고품격 영화를 아지트에서 다시 보려 한다.

3.
해준이 혼잣말로 서래의 흡연을 말리면서도,
그는 서래의 두 번째 남편처럼 담배 연기를 피해 달아나기보다는
말없이 재떨이를 갖다 바친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남녀의 감정을 영리하게 중첩시킨 이 장면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에게,
그리고 영화감독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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