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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멸하는 장면의 집합

"개인적으로는.."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이 말을 참 자주 듣는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말라는 겸손의 태도를 보이는 말이기는 하지만, 자신을 "개인"이라는 단어로 3인칭화하는 것은 자신의 의견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도 있는 듯하여 그다지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옛날에는 대체로 이렇게 말했고, 이게 적절하다. "제 생각에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발부터 빼는 태도는 비독립적인 인간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황교익 / 페이스북 나는 그의 지적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에는"을 두고 "개인적으로는"을 앞세우면 말이 벌써 식상하고 우스꽝스럽다. 그런 표현은 말의 첫인상부터 엉성한 겉멋이 드러나 촌스럽다. 접미..
혜수가 이사를 간다. 만난 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사를 간다. 혜수 좋아하는 남자는 얼른 고백해야 한다. 윤수진 / 장곡초등학교 5학년 / 쉬는 시간 언제 오냐 / 휴먼어린이 몸집 작고 나이 적은 어린이가 쓴 아이 손바닥만 한 동시를 읽다 잠시 흐뭇하다. 아무렴,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은 때가 있지. 마음 주고받는 일도 월급이 통장에 들고나는 것처럼 제날짜 어김없어야지, 때를 놓치면 여기저기에 탈이 나. 영악한 어른들은 머리 씀씀이가 헤퍼서 그런지 있어 보이는 고급 문장, 남과 다르게 보일 형식에 집착하는데 아이들은 마음씀씀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시'는 생각과 글자를 모으고 깎아 낯선 형식을 만드는 것일 테지만, 이렇듯 미소와 뭉클한 감정을 문득 나타내거나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50억 판결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그러나 이 소란도 곧 지나고 잊힐 것이다. 세상 물리학을 배울수록 나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한국 사회의 비극은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사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뒤섞는 착란으로 유권자의 태만을 유도하는 언론도 우리 사회 지체와 긴밀하게 관련돼 있다. 더 큰 비극은 민주적 통제가 불가능한 검찰과 법원으로부터 나온다. 김학의 무죄를 선고한 대법관이 정경심 유죄를 선고했다. 정경심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또 어떠한가. 지금은 박정희 씨조차도 추앙받는 시대인데,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검찰과 법원은 과연 존경할 만한 인물을 배출한 적이 있었나.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은 모두 판사나 재판장이었다. 그럼에도 ..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미터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쥐고 언제 팬티를 갈아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신경이 쓰이는지 정말 우습기만 합니다. 세상이 우스운 일로 가득하니 그것이라고 아니 우스울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 오규원 전문 팬티가 떡하니 제목에 올라앉았다. 뻔한 이야기로 침 튀기지 않고 속옷 한 장으로 속내를 털어놓을 셈인가. 교통사고로 이승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뻔한 시인은 자신이 죽으면 그의 몸이 남의 손에 맡겨질 것을 아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그를 보호하던 ..
"법무부는 고 김승효 씨의 삶을 일그러뜨린 주요한 가해자였다. 김승효 씨에 대한 고문은 중앙정보부가 자행한 것이지만 검찰은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모른척했다. 특히 법무부는 고문 후유증으로 조현병이 발병한 김승효 씨가 구금되어 있던 2662일 동안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채 방치했고, 김 씨는 결국 증세가 악화돼 영구적인 장해를 입게 됐다. 또 법무부는 끝까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부인해, 고 김승효 씨가 별세할 때까지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https://newstapa.org/article/Mmhvz [변화]영화 주인공 故 김승효 유족, 손해배상 2심도 승소 [변화]영화 주인공 故 김승효 유족, 손해배상 2심도 승소 newstapa.org 나는 허우..